경제학 공부 19

2-1e 둘째 모형 : 생산 가능 곡선(밖으로 볼록한 모양이다)

경제학 모형들은 대부분 앞의 순환모형과 달리 수학적 분석 방법을 사용하여 만들어진다. 이러한 종류의 모형 중에서 가장 간단한 것이 생산가능곡선이다.

 현실 경제에서는 무수히 많은 재화와 서비스가 생산되지만, 여기에서는 자동차와 컴퓨터만 생산하는 경제를 가정해보자. 자동차산업과 컴퓨터 산업은 이 경제에 존재하는 생산요소를 모두 사용한다고 가정해보자. 생산가능곡선이란 한 나라의 경제가 주어진 생산요소와 생산기술을 사용하여 최대한 생산할 수 있는 산출물의 조합을 나타내는 곡선이다. 생산가능곡선의 양 끝은 생산 가능성의 극단적인 경우를 나타낸다. 자동차만 생산할 경우와 컴퓨터만 생산할 경우의 극단적인 경우이다.

 보다 현실적인 경우는 생산자원을 두 산업에 나누어 투입해서 자동차와 컴퓨터를 각각 몇 대씩 생산하는 것이다. 적절한 타협점을 찾아 효율적인 생산을 해야 한다.

 자원이 희소하기 때문에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결과가 실현 가능하지는 않다. 두 산업 간에 자원이 효율적으로 배분되더라도 자원보다 더 많이 생산할 수는 없다.

 경제에 존재하는 유한한 자원을 활용하여 최대의 효과를 얻는 것을 효율적이라고 한다. 생산가능곡선 상의 점들은 효율적인 생산의 결과를 나타낸다. 효율적으로 생산할 경우도 있지만 비효율적으로 생산을 할 수도 있다. 그리고 다른 한 산업의 생산량을 늘리면 다른 한쪽의 생산량은 줄어들게 되었다. 이는 경제학 기본원리인 모든 선택에는 대가가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경제학 기본원리인 어떤 것을 얻기 위한 비용은 그것을 얻기 위해 포기한 그 무엇이라는 것이다. 이것을 우리는 기회비용이라고 부른다. 생산가능곡선은 한 재화의 기회비용을 다른 재화의 수량으로 나타낼 수 있게 해준다.

 생산가능곡선은 어느 한 시점에서 생산되는 재화 간의 상충관계를 나타낸다. 그러나 이 관계는 시간이 지나면서 바뀔 수 있다. 예를 들어 컴퓨터 산업의 기술 진보로 일주일의 한 근로자당 생산력이 향상한다면, 이 경제는 주어진 자동차의 생산량에 대하여 더 많은 컴퓨터를 생산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그림은 경제성장을 나타낸다. 이 경제는 이전 생산가능곡선의 한 점에서 새로운 생산가능곡선 상의 점으로 이동한다. 생산가능곡선은 복잡한 경제 현상을 단순화해 몇 가지 중요한 경제원리를 명확하게 전달해 주었다. 희소성, 효율성, 상충관계, 기회비용, 경제성장 등이 그것이다.

2-1f 미시경제학과 거시경제학

경제학은 크게 두분야로 나뉜다. 미시경제학은 가계와 기업이 어떻게 의사결정을 내리며, 시장에서 이들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연구하는 경제학의 한 분야다. 거시경제학은 나라 경제 전체에 관한 경제 현상을 연구하는 분야다. 미시경제학은 임대료 규제가 서울시의 주택 사정에 미치는 효과, 자동차 산업에 대한 외국 자동차 수입의 효과, 의무교육이 근로자의 소득에 미치는 영향 등이 연구 주제가 된다. 거시경제학에서는 정부차입의 효과, 실업률의 장기적 변화, 국민 생활 수준을 향상하게 시키는 정책의 비교 등이 주요 연구 대상이다.

 두 경제학 분야는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미시경제 현상을 고려하지 않고는 거시경제 현상을 이해하기가 어렵다. 거시경제학자가 소득세 경감이 전반적인 생산활동에 미치는 효과를 분석하려면 먼저 세금의 감소가 각 가계의 소비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2-2 정책조언자로서 경제학자

경제학자들은 종종 경제 현상의 원인에 대해서 질문을 받는다. 경제학자들이 현실을 설명해야 한다면 이는 과학자로서 역할이다. 경제학자가 현실을 개선하는 것을 돕는다면 이는 정책조언자로서 역할이다.

2-2a 실증적 분석과 규범적 분석

경제학자가 담당하는 두 가지 역할을 보다 분명히 하기 위해 각각에서 사용되는 언어의 차이부터 살펴보자. 최저임금제에 관해 토론하면서 다음과 같은 대화를 나누었다고 하자.

프리샤 : 최저임금제는 실업을 유발할 것이다.

노아 : 정부는 최저임금을 인상해야 한다.

이는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프리샤는 과학자처럼 이야기하고 있다. 그는 지금 세상이 어떤 원리에 의해 움직이는지 이야기하는 것이다. 반면 노아는 정책조언자처럼 이야기하고 있다. 그가 이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싶은지 이야기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이 세상에 대한 서술에는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프리샤의 입장처럼 실증적인 서술이다. 노아의 입장은 규범적인 서술이다. 실증적 서술은 기본적으로 나타난 증거를 검사함으로써 인정하거나 부정할 수 있다. 규범적 서술에는 나타난 사실뿐 아니라 가치관이 개입된다. 노아의 서술은 자료만 가지고 판단할 수 없다.

 실증적 서술과 규범적 서술은 근본적으로 다르지만 한 사람의 마음속에는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을 수 있다. 세상의 현상에 대한 실증적 이해가 정책에 대한 규범적 선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저임금제가 실업을 유발한다는 프리샤의 서술이 사실이라면 노아의 최저임금 인상 서술은 거부되어야 할지 모른다. 그렇지만 규범적 판단은 실증적 분석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 실증적 분석과 가치관에 입각한 판단이 함께 적용되어야 한다.

 대부분의 경제학은 실증적이다. 경제학이 어떤 원리에 따라 작동하는지 설명하고자 한다. 하지만 규범적 목표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들은 과학자가 아니라 정책 조언자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